'본방사수' 옛말…몰아보는 OTT 문법에 방송사 드라마 확 줄었다

입력 2024-03-19 09:00   수정 2024-03-19 09:09


"드라마는 최종화 나올 때까지 묵혀놨다가 완결되면 한 번에 정주행해요."

취업준비생 강민우 씨(29)씨는 "마지막으로 TV 프로그램 본 방송 시간을 맞춰 본 게 3년 전"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요즘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보기 때문에 굳이 방송 시간에 맞춰 TV 볼 필요를 못 느낀다"고 했다.

대학생 이연우 씨(24)도 "최근에 드라마를 본방으로 챙겨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OTT를 몇 개 구독하고 있어서 시간 맞춰 보지 않아도 된다. OTT에서 자체 제작하는 오리지널 시리즈가 더 재미있고 퀄리티(품질)도 좋아서 TV 방송은 거의 보지 않게 된다"고 덧붙였다.
OTT 강세에 케이블·IPTV "어쩌나"
OTT 이용률이 증가하면서 케이블과 유료 방송 업계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에서도 본 방송 편성 드라마 수를 줄이는 추세다.

19일 방송통신위원회 '2023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결과 발표'에 따르면 2023년 OTT 이용률은 77%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0년 66.3%였던 이용률은 4년 만에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반면 2022년 말 기준 전체 유료방송서비스(인터넷TV·케이블 포함) 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IPTV 업계 관계자는 "IPTV에 OTT 서비스를 넣는 게 필수가 된 분위기다. 사용자들이 최대한 많은 OTT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휴 업체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추세"라며 "신규 가입자 유치보다는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 소개 등 기존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방송시장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유료 방송 가입자 수 증가 폭도 쪼그라들거나 감소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이동통신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케이블·IPTV 등 유료 방송 이용자의 37%가 코드 커팅(유료방송 해지 및 OTT 가입)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4%가 '해지할 계획', 33%는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TV편성 드라마 이제 8개뿐

방송사들은 양보다는 높은 제작비를 투자해 질로 승부하는 시대에 들어서자 수익성이 적은 사업부터 정리에 들어갔다.

소위 드라마 '본방 사수(본 방송 송출 시간에 시청하는 것)'도 이제는 구시대 문화가 됐다. 과거 각 방송사에서는 월화, 수목, 주말드라마 등으로 매주 3개씩 방영했으나 최근엔 1~2개만 방영하거나 아예 방영하지 않고 있다.

현재 공중파와 케이블 방송을통틀어 편성된 드라마는 총 8개에 불과하다. 요일별로 월화드라마 2개(tvN·KBS2), 금토 드라마 2개(MBC·SBS), 주말 드라마 1개(tvN)에 일일드라마 3개(KBS2·MBC·KBS1)에 그쳤다. 종합편성채널인 JTBC와 TV조선은 방영 중인 드라마가 없다.

광고시장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작품이 흥행하더라도 광고 수익으로 제작비를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2022년 전체 광고시장에서 방송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20.6%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고 규모도 2조894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2조9910억원) 줄어드는 등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전반적으로 제작 드라마 편수가 줄어든게 근본적 원인이다. 방송사 드라마 제작의 투자 대비 성공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방송사는 드라마 제작비가 올라가고 시청률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광고도 디지털 플랫폼과 콘텐츠에 뺏기고 있어 앞으로 방송 편성 드라마 수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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